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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정리

 
2010년이 지났다.
바쁘게 살다 보니 사람들을 많이 놓치고 있었다는 아쉬움이 든다.
사실 2010년은 너무 많이 바빴던 한해였다.
몰아쳐왔고, 쉬는 시간도 없었고, 나의 신분은 하루에도 두세번씩 바뀌기도 했다.

나도 2010년 정리를 하고 지나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1. 모 프로젝트를 하면서,  동시에 현지 조사, 동시에 논문 프로포잘 쓰기

2. 앞의 일들로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겹쳐 입원

3. 비염과 후두염으로 만성기관지염으로 전이. 

4. 투병을 빙자하여 탱탱 놀다가 한달간 후루룩 쓴 글로 학위논문 제출

5. 석사논문 제출 직후 A형 간염(전염성 없고 후유증도 없으니 걱정하지 마시길)으로 다시 입원 (간수치 일주일만에 정상으로 돌아온건 자랑, 한달가까이 무알콜은 안자랑)
 
6. 황달을 껴안고 석사논문 심사. 불쌍해서인지 무사통과

7. 필봉 축제 끝나고 잠시 쉬나 했더니 곧바로 취직

8. 현X, 삼X등등의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미래 지향적 프로젝트에 참여, 쪽쪽 빨아먹힘. 하지만 나의 재능을 발견. 직업으로는 못할 테지만.

9. 런던에서 진행된 워크샵에 참여. 런던은 그냥 그럭저럭 음식도 맛없고... 포스트잇 가득한 방에서 일주일 보낸게 전부. 테이트모던 갔던건 자랑. 진짜 마음에 들었음.

10. 돌아오자 마자 퇴직. 퇴직하는 날까지 빨아먹힘. 월급으로 500찍어줬으면 계속 했을지도 몰라...

11. 프로젝트 진행중. 힘들지만 얼른 끝내고 언어에 올인할 계획.

12. 토플점수 만들라고 계획만 세우다가 밤샘. 토플 얼른 끝내면 짱꼬런, 니뽕고 손대볼 계획.

아....
2010년은 갔고, 2011년이 오는데 만 30을 찍을 일만 남았다.
이젠 만으로 하면 20대야라는 말도 통하지 않을 듯 하다.
사실 서른에는 장가도 가야 할것 같고, 미래도 더이상 (지금까지처럼) 무계획적으로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지지만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 지 의문.
아... 오늘은 그만 자야지.

by 소리를찾는나그네 | 2011/01/01 02:15 | 트랙백 | 덧글(0)

음악을 잘 한다는 것.

 
요새 대학생 아해들을 데리고 설장구를 가르치고 있는데, 종종 강사로서 한계를 느끼게 된다.
설장구를 배운다 치면 가락을 배우고 스텝을 배우고 진도를 다 나가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
정작 강사로서 내가 가르칠 수 있는 것도 그정도까지이다.
과연 그렇게 하면 장구를 잘 칠 수 있나?, 그게 내 역할의 전부일까?
먼저 알고 있는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 이것이 소극적인 강사의 역할이 된다.
그러나 설장구를 배우러 온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설장구를 배우는 것으로 표현되지만
숨겨진 영역에서는 장구를 잘 치고 싶고, 장구를 잘 치려면 설장구는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인식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숨겨진 영역의 욕망을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 이것이 문제라면 문제인데.

스텝과 가락, 기교는 남으로부터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험이 많은 다른이로부터 '정보'를 습득하고 자기것으로 이해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장구를 잘 치는 것, 그것은 기술이나, 스텝, 화려한 가락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에서 완성된다.
바로 힘과 감정 두가지로 압축되고, 이들은 종종 '표현력'이라는 한 단어로 대변된다.
보통 가수에게 요구하는 가창력, 표현력, 음악성은 이를 일컫는다.
필요한 볼륨을 충족시켜야만 관객에게 음이 전달되고, 표현이 가능케 되고 이를 적절한 방법(타악기이므로 리듬의 변화와 볼륨의 변화)을 이용해 표현하여야 감정의 전달이 극대화된다. 아름다운 음색과 기교에 몰두하는 학생들이 간과하는 것은 무대, 또는 판 안에서 자신의 음악적 성취를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이냐는 부분이다.
들리지 않으면 느끼지 못한다.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필요한 볼륨, 전달력, 표현력의 획득은 타악기에 있어 힘을 획득함으로써 가능해진다.
힘은 연습을 통해서만 달성가능하다. 반복되는 연습을 통해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필요한 근육이 확보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요령이 습득된다.
오해의 소지가 높은 것은 감정의 부분인데, 이는 태생적인것, 타고난 것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간의 오성을 타고 난 이상 곡에서 요구하는 분위기, 흐름, 감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 설치된 음악적 장치등을 이해하는 것을 통해 감정의 표현력은 더욱 강화되고, 이는 하나의 곡을 이해하고 느낄때까지 반복하여 듣고 보고 연주하는 것을 통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적절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확보된 볼륨을 적절하게 가공하여 '좋은 연주'를 만들어 낸다.
이는 설장구뿐만 아니라 풍물전반에 적용되는 문제이며, 사실상 음악 전반에 해당되는 방법이라도 이해해도 좋다.

따라서 성급하지만 결론은 이렇다.
연습만이 살길이다.
강사가 연습을 대신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적극적인 강사의 역할은 이들을 연습으로 이끄는 것, 연습을 올바르게 진행하는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이된다.
아... 아해들이 나의 마음을 이해해줄라나?
박칼린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by 소리를찾는나그네 | 2010/09/07 15:13 | 트랙백 | 덧글(0)

축! 논문통과 그러나 여전히 씁쓸한.

 
스스로 내부자의 시각에 갖혀 거지같은 논문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심사위원들은 재밌고 신선했다고 열심히 노력해서 쓴 흔적이 잘 드러나는 글이라고 칭찬을 해주었다.
부끄럽고 감사한 묘한 감정. 그리고 칭찬은 받았는데 내 글이 그리 잘 썼다고 생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중.
예를 들면 나는 기타 속주가 안돼서 참 답답하고 아직도 멀었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너는 기타가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구나 하고 칭찬했을때의 기분 같은것.
또는 칭찬을 받긴 받았는데 왜 받았는지 알 수 없을때 그 답답함.
어쨌든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지만 논문은 썼고 이번주에 수정을 거쳐 탈고할 예정.
글은 필자를 드러낸다.
거지같은 글은 공부가 부족하여 너덜너덜한 저자의 지식체계를 반영하는 것이고, 노련하나 내용이 없는 글은 발에 흙묻히지 않고 공부한 결과물임을 나타낸다.
이러한 견지에서 글을 쓰면서 어디까지 썼지? 하면서 다시 읽어야 하는 나란 인간은 성인 ADHD를 앓고 있음이 분명하다.
오늘 잡담 끗.

by 소리를찾는나그네 | 2010/07/07 14:36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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